안녕하세요. 저는 무인아이스크림 2개를 1년째 운영 중입니다. 신규 창업은 아니었고 인수인계를 받아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인수인계를 처음 받으면 뭘 점검해야 할 지 모르기 때문에, 제가 경험했던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해요. 다만 제가 글 쓰는 재주가 없어 두서는 없음을 미리 양해 바랍니다. 이번에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인수인계 받을 때 키오스크와 인터넷, CCTV, 냉장고 및 냉동고, 아이스크림 도매업체 등에 대한 부분입니다.
무인아이스크림 키오스크 기계
저는 넥스니즈의 키오스크 기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키오스크 기계는 렌탈이 있고 기계를 본인이 사서 매달 관리비만 내는 방식도 있습니다. 기계를 인수인계 받을 때는 이런 점에 주의하세요.
- 렌탈인 경우 매월 렌탈 비용이 얼마인지 무슨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는지 점검
- 기계를 매입한 경우, 매월 관리비용이 얼마인지 어떤 서비스가 포함인지 점검
- 서비스포함 대상은 키오스크 감열 영수증(보통 무상으로 제공됨)
- 작동 오류 시 서비스 직원 파견(무상 서비스가 어디까지인지 파악해야 함)
-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여부
위와 같은 점들을 인수인계 받을 때 꼭 점검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계가 얼마나 신규버전인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기계 성능이 좋아야 가게 관리가 편하고 오래 자리를 비워둬도 괜찮기 때문이죠. 키오스크 기계가 신형일수록 가게 운영하기 정말 편해집니다. 구형으로 인수인계 받으면 정말 여러 모로 나중에 불편합니다.
- 키오스크 기계에서 카드결제, 현금, 지역화폐,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애플페이가 지원되는지 꼭 확인하세요. 낡은 기계는 이들 중 몇 가지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 키오스크 기계의 현금수납통(소위 말하는 돈통)의 크기를 살펴보세요. 돈통이 너무 작으면 몇일만 자리를 비워도 현금이 수북히 쌓여 넘쳐서 오작동을 일으키게 됩니다. 돈통이 깊고 지폐와 동전 수거함이 구분되어 있는 기계가 편리합니다.
- 동전반환 및 지폐반환기 상태가 중요하니다. 툭하면 동전이 걸리거나 지폐가 걸려서 잔돈이 안나온다고 전화가 온다면 스트레스 받아서 살 수가 없게 됩니다. 돈이 자주 끼이는 제품인지 아닌지 사전에 꼭 인수인계자에게 확답을 받아두기 바랍니다.
인터넷 명의 변경
가게를 운영해 보면 아시겠지만 인터넷은 필수입니다. CCTV카메라를 인터넷에 연결해서 실시간으로 봐야 할 뿐 아니라 키오스크 기계에서 윈도우를 운영해야 합니다. 키오스크는 하나의 작은 컴퓨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뮤직 플레이어를 깔아서 음악도 매장에 틀어놓을 수 있고, KBS라디오 콩 어플을 깔아서 라디오를 틀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키오스크 계산 어플도 운영해야 하고요. 그래서 인터넷은 필수입니다.
- 매장 내 어떤 업체와 인터넷 계약이 맺어져 있는지, 매월 얼마의 요금을 내며 어떤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 만약 CCTV 등을 KT텔레캅이나 KT아이 서비스로 해두었다면 인터넷 역시 KT로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명의 변경 시 꼼꼼히 이런 부분을 점검하세요.
CCTV카메라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 CCTV카메라는 필수품 1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선 인수인계 받을 매장을 둘러볼 때 도난관련 포스터가 많이 붙어 있는 가게는 가급적 피하는게 좋습니다. 그만큼 도둑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가게라는 뜻이니까요. 아무튼 무인아이스크림가게에서 CCTV카메라는 성능이 매우 좋아야 합니다.
요즘은 사설로 CCTV카메라를 설치해 둔 곳도 많은데요, 카메라를 살펴볼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 카메라 녹화 일수(용량)이 길어야 합니다. 불과 3일~7일 정도, 끽해야 15일 정도 녹화 용량의 카메라는 나중에 큰일이 생겼을 때 간혹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녹화일수가 긴 카메라인지 점검하세요.
- 카메라 배속이 빨라야 합니다. KT텔레캅 KT아이 서비스에서 설치해 주는 CCTV카메라는 배속이 2배, 4배, 8배 16배, 32배, 300배가 가능합니다. 사설로 달아둔 카메라 중 일부는 16배, 32배 정도만 되는 것도 있는데요. 이게 배속이 느리면 일일이 돌려볼 때 엄청 짜증나고 잘 돌려보지 않게 됩니다. 가급적 배속은 300배까지 되는걸로 추천합니다.
- 카메라 위치가 중요합니다. 매장의 전체를 훑어보는 용도의 카메라, 각 구간별로 보는 카메라, 키오스크 계산대를 비추는 카메라, 사람 얼굴 정면을 볼 수 있는 카메라가 각각 필요합니다.
- 매장 전체를 훑는 카메라와 구간별로 보는카메라는 전반적인 매장 상태를 파악하고 물건이 어디에 뭐가 비었는지, 쓰레기는 없는지, 혹시 도난 사고 시 도둑이 어디 어디 물건을 훔쳤는지를 파악하는데 사용됩니다.
- 키오스크 계산대를 비추는 카메라는 아이스크림 10개를 사면서 8개만 찍고 가는 얍삽한 도둑을 가려내는 데 쓰입니다.
- 얼굴을 비추는 카메라는 도둑을 발견했을 때 캡쳐해서 매장에 걸고, 또 경찰에 신고할 때 쓰입니다.
- 이 모든 카메라가 잘 갖춰져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 또한 키오스크 계산대와 얼굴을 비추는 카메라는 동작감지 기능을 걸어두면 좋습니다. 그러면 새벽 시간대에 사람이 왔을 때만 감지가 되어,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든 시간대를 돌려볼 필요 없이, 동작 감지 구간만 돌려보면 되므로 엄청나게 편합니다.
- 카메라는 진짜 중요하므로 지금 적어둔 모든 카메라가 다 동작되는지 꼭 확인하기 바랍니다.
냉장고 및 냉동고 상태 점검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냉장고와 냉동고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보통 아이스크림을 넣어두는 냉동고는 아이스크림 납품 도매 업체에서 무상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인수인계 시 냉동고 상태를 파악해서 냉동고 성능이 그닥 별로라면 인수인계 시점에서 해당 냉동고 교체를 요청해 볼 수 있습니다. 도중에 교체하기란 쉽지 않으므로 인수인계를 주고 받을 때 해야 합니다. 냉장고는 아이스크림 도매 업체가 무상으로 지원하지 않고 보통 점주가 개별적으로 사서 음료수 등을 넣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역시 점검이 필요합니다.
- 냉동고 성능이 좋은지, 오래된 냉동고가 아닌지 꼭 점검합니다. 냉동고 성능이 떨어지면 전기세가 많이 나갑니다. 그리고 한여름에 더울 때 제일 윗 부분의 아이스크림이 녹아 있거나 물렁해지게 되어 민원이 발생합니다. 성능이 좋은 냉동고인지 꼭 파악하세요.
- 냉장고 성능도 파악하세요. 이건 이전 점주가 사두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냉장고 성능이 좋은지 파악하고 좋지 않다면 인수인계 받을 때 냉장고의 냉매 충전을 계약 조건으로 걸어볼 수도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도매업체 정보
아이스림 도매 업체를 잘 만나야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하는지 두 번 방문하는지, 수시로 방문해서 부족한 아이스크림을 채워주는지 미리 알아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채우는 방식도 가지가집니다. 어떤 업체는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면 비어 있는 아이스크림을 알아서 채워줍니다. 또 어떤 업체는 발주 종이가 있어서 종이에 내가 발주 넣을 아이스크림을 체크하고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그것만 넣어주는 곳도 있습니다. 또 다른 업체는 일주일에 한 두번 오가면서 빈 것을 알아서 체크하고 알아서 두어번 채워주는 곳도 있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죠.
- 발주 넣어야 하는 곳: 발주를 넣기 위해 항상 아이스크림 재고 파악을 정확히 해야 합니다. 무엇이 비는지 얼마나 채울지 업주가 스스로 판단하고 넣어야 합니다. 그만큼 신경 쓸 것도 많지만 자신이 원하는 아이스크림만 원하는 양만 채울 수 있습니다. 단, 개인사정으로 매장 방문이 어려울 때는 아이스크림 재고를 CCTV카메라와 키오스크 판매량을 보고 가늠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며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발주 넣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신상품 정보를 잘 몰라서)
- 사진으로 찍어서 빈 곳만 채워주는 업체도 있습니다. 사진을 꼭 찍어 보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일일이 내가 재고를 파악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도 있습니다. 다만 내가 원치 않는 비인기 아이스크림만 잔뜩 채워놓고 간다거나 사진을 잘 못보고 꼭 필요한 제품을 빠뜨린다거나 하는 어려움이 따르기도 합니다.
- 수시로 매장에 와서 보고 넣어주는 업체도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양만큼 발주 넣을 순 없더라도 빈 것을 알아서 채워주니 편리하기로는 제일 편리합니다.
이들 방식은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첫 번째 방법과 세 번째 방법이 제 스타일에 그나마 잘 맞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기존 계약을 맺은 아이스크림 도매업체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그대로 따르게 되므로 약간은 복불복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스크림 도매업체와 인수인계 시 새로 계약을 할 때 이 부분을 사전에 협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무인아이스크림 창업이나 인수인계를 받으려는 분들께서 사전에 파악해야 할 키오스크, 인터넷, CCTV, 냉장고 및 냉동고, 납품 대리점에 대해 두서 없이 적어봤습니다. 인수인계 받을 때 동영상으로 찍어두거나 메모를 해두거나 해서 절대 이런 사항들을 잊지 않고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블로그에 올려둔 메인 이미지는 제가 인수인계 받을 때 들은 걸 적어둔 메모입니다. 동영상 녹화도 해뒀더니 나중에 편리하더라고요.
이번 글이 도움이 되면 좋겠고요. 다음 포스트에서는 인수인계를 받는 절차를 간략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이것도 처음 겪으면 생각보다 절차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시일도 꽤 걸리고요.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